민군융합, 국방혁신의 새 길을 열다
영암일보입력 : 2025. 08. 13(수) 09:44

▲이병록 소장
민간 출신 국방부장관의 임명으로 군 출신 만이 가능하던 국방수장의 오랜 관행이 깨졌다. 단지 인사 차원의 변화가 아니라 전통적 군 중심 체제에서 벗어나 민과 군의 경계를 허무는 하나의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는 이미 4차산업혁명(4IR) 기술 발전이 국방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양자컴퓨팅 빅데이터 등은 군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기엔 자원과 시간이 지나치게 많이 소요된다. 따라서 민군이 함께 개발하는 민군융합(Civil-Military Fu- sion) 전략이 새로운 안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4차산업은 3차산업의 단순 확장이 아니라 패러다임 전환이다. 그런만큼 3차산업 시대의 틀에 4차산업 기술을 끼워 넣으려는 낡은 사고는 고쳐야 한다. 병과 유형별 지원사령부, 6.25전쟁 이후 설정된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등 구태의연한 구조가 대표적이다.
과거 민군통합(Integration)은 동일한 공장에서 트랙터와 전차, 종과 대포를 함께 생산하던 산업화 초기의 방식이다. 이후 군수기술 민간에 적용해 활용하는 스핀오프(Spin-off), 민간기술을 군사에 활용하는 스핀온(Spin-on ) 형태의 민군겸용 기술(Dual-use technolo-gy) 시대가 도래했다.
민간 출신 국방장관이 지금 해야 할 일
냉전기 미국은 군산복합체를 중심으로 연구 개발 예산의 절반 이상을 국방 분야에 투자했다. 그렇게 탄생한 인터넷 위성항법장치(GPS) 반도체산업은 민간으로 확산해 경제발전의 바탕이 되었다. 냉전에서 소련이 패배한 요인 중 하나는 군사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하지 못한 스핀오프의 실패다.
2차대전만 해도 M-4 셔먼전차를 자동차회사 에서 만들었다. 오늘날에는 기술발전 속도가 더 빨라지며 스핀온이 더욱 중요해졌다. 보잉707 이나 에어버스A330 같은 민항기가 공중급유기나 조기경보기로 개조되고, 상업용위성 이미지와 소프트웨어를 군사자산으로 활용한다.
더 나아가 민군이 기술개발 초기부터 공동 설계와 연구에 나서는 '함께 스핀(Spin-To-gether)'이 뜨고 있다. 단순한 기술 전용을 넘어 기술의 출발점부터 민군이 함께하는 방식이다. 프랑스의 핵전력과 민간 원자력발전의 연계, 에어버스 SE의 민군겸용 전략 등 전혀 새로운 시도가 아니다.
그러나 한국의 국방구조는 여전히 민군 간 장벽이 높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전체 국방 연구개발 예산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방위산업 매출의 80%가 상위 10개 기업에 집중되어 있다. 이 같은 폐쇄적 구조는 효율성은 물론 첨단기술 도입과 융합을 어렵게 만든다.
민간 출신 국방부장관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이 장벽을 허무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장벽은 단순한 제도적 틀만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조직 내부의 심리적 저항과 관료적 관성(문화)까지 포함한다.
인공지능 기반의 지휘결심체계, 초연결 통신망, 실시간 정보처리 체계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국방예산을 추가로 들이지 않고도 민간기술과 협력한다면 훨씬 더 빠르게 혁신을 이룰 수 있다.
민통선도 마찬가지다. 장거리 미사일이 주요 위협이 된 지금 민통선을 부산까지 확장하던지 축소 혹은 폐지해야 한다. 해당 부대 지휘관의 재량에 맡길 것이 아니라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최소한 출입절차를 간소화하고 지역 공동체와의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병과 유형별 사령부급 운용, 경직된 후방 지원체계도 마찬가지다. 민간의 물류 의료 공병 건설역량과 공동 운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가예산이 지원되면 기술은 4차산업 증 흉내를 내겠지만 군사문화 전반이 2,3차산업 수 준에 머물면 안된다.
문민통제, 민군융합형 안보거버넌스로
4차산업혁명은 단순한 기술발전이 아니라 체계와 문화까지 바꾸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군이 모든 것을 독자적으로 해결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지금은 민군이 함께 고민하고 함께 설계하며 함께 성장해야 하는 시대다. '문민통제'는 단지 민간이 군을 통제하는 것 이 아니라 민군이 협력해 안보를 공동으로 설계하고 운영하는 민군융합형 안보협치구조로 진화해야 한다. 기술의 변화가 곧 안보변화며, 민군융합과 민군상생이야말로 그 변화의 첫걸음이자 목표다.
[약력]
정치학 박사
덕파통일안보연구소장
저서<관군에서 의병으로>
세계적으로는 이미 4차산업혁명(4IR) 기술 발전이 국방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양자컴퓨팅 빅데이터 등은 군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기엔 자원과 시간이 지나치게 많이 소요된다. 따라서 민군이 함께 개발하는 민군융합(Civil-Military Fu- sion) 전략이 새로운 안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4차산업은 3차산업의 단순 확장이 아니라 패러다임 전환이다. 그런만큼 3차산업 시대의 틀에 4차산업 기술을 끼워 넣으려는 낡은 사고는 고쳐야 한다. 병과 유형별 지원사령부, 6.25전쟁 이후 설정된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등 구태의연한 구조가 대표적이다.
과거 민군통합(Integration)은 동일한 공장에서 트랙터와 전차, 종과 대포를 함께 생산하던 산업화 초기의 방식이다. 이후 군수기술 민간에 적용해 활용하는 스핀오프(Spin-off), 민간기술을 군사에 활용하는 스핀온(Spin-on ) 형태의 민군겸용 기술(Dual-use technolo-gy) 시대가 도래했다.
민간 출신 국방장관이 지금 해야 할 일
냉전기 미국은 군산복합체를 중심으로 연구 개발 예산의 절반 이상을 국방 분야에 투자했다. 그렇게 탄생한 인터넷 위성항법장치(GPS) 반도체산업은 민간으로 확산해 경제발전의 바탕이 되었다. 냉전에서 소련이 패배한 요인 중 하나는 군사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하지 못한 스핀오프의 실패다.
2차대전만 해도 M-4 셔먼전차를 자동차회사 에서 만들었다. 오늘날에는 기술발전 속도가 더 빨라지며 스핀온이 더욱 중요해졌다. 보잉707 이나 에어버스A330 같은 민항기가 공중급유기나 조기경보기로 개조되고, 상업용위성 이미지와 소프트웨어를 군사자산으로 활용한다.
더 나아가 민군이 기술개발 초기부터 공동 설계와 연구에 나서는 '함께 스핀(Spin-To-gether)'이 뜨고 있다. 단순한 기술 전용을 넘어 기술의 출발점부터 민군이 함께하는 방식이다. 프랑스의 핵전력과 민간 원자력발전의 연계, 에어버스 SE의 민군겸용 전략 등 전혀 새로운 시도가 아니다.
그러나 한국의 국방구조는 여전히 민군 간 장벽이 높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전체 국방 연구개발 예산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방위산업 매출의 80%가 상위 10개 기업에 집중되어 있다. 이 같은 폐쇄적 구조는 효율성은 물론 첨단기술 도입과 융합을 어렵게 만든다.
민간 출신 국방부장관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이 장벽을 허무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장벽은 단순한 제도적 틀만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조직 내부의 심리적 저항과 관료적 관성(문화)까지 포함한다.
인공지능 기반의 지휘결심체계, 초연결 통신망, 실시간 정보처리 체계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국방예산을 추가로 들이지 않고도 민간기술과 협력한다면 훨씬 더 빠르게 혁신을 이룰 수 있다.
민통선도 마찬가지다. 장거리 미사일이 주요 위협이 된 지금 민통선을 부산까지 확장하던지 축소 혹은 폐지해야 한다. 해당 부대 지휘관의 재량에 맡길 것이 아니라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최소한 출입절차를 간소화하고 지역 공동체와의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병과 유형별 사령부급 운용, 경직된 후방 지원체계도 마찬가지다. 민간의 물류 의료 공병 건설역량과 공동 운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가예산이 지원되면 기술은 4차산업 증 흉내를 내겠지만 군사문화 전반이 2,3차산업 수 준에 머물면 안된다.
문민통제, 민군융합형 안보거버넌스로
4차산업혁명은 단순한 기술발전이 아니라 체계와 문화까지 바꾸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군이 모든 것을 독자적으로 해결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지금은 민군이 함께 고민하고 함께 설계하며 함께 성장해야 하는 시대다. '문민통제'는 단지 민간이 군을 통제하는 것 이 아니라 민군이 협력해 안보를 공동으로 설계하고 운영하는 민군융합형 안보협치구조로 진화해야 한다. 기술의 변화가 곧 안보변화며, 민군융합과 민군상생이야말로 그 변화의 첫걸음이자 목표다.
[약력]
정치학 박사
덕파통일안보연구소장
저서<관군에서 의병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