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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燈(등)-농어촌 기본소득, 고향을 살리는 새로운 약속
영암일보입력 : 2025. 10. 10(금)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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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호 영암일보 대표이사/법학박사
가을이면 고향 생각이 더 짙어진다. 예전엔 아이들 웃음소리로 떠들썩하던 마을이, 이제는 어르신들만 남아 논과 밭을 지키고 있다. 청년들은 도시로 떠나고, 빈집은 늘어나며, 마을 길엔 잡초가 무성하다. 농어촌의 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 거대한 파도를 넘어설 방법은 무엇일까. 지금 가장 현실적이고 근본적인 해법은 '농어촌 기본소득'이다. 농어민이 최소한의 생활을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때, 지역 경제와 공동체가 다시 숨을 쉴 수 있다. 단순히 돈을 나누는 정책이 아니라, 사람이 떠난 고향을 되살리는 새로운 사회적 약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구 감소 지역을 대상으로 주민들에게 매달 15만 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2년간 지급하는 제도다. 내년 예산은 1,703억 원, 재정 분담은 국비 40%, 지방비 60%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재정 부담을 걱정하지만, 농촌이 무너진 뒤에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은 훨씬 더 클 것이다.

이미 몇몇 지자체는 한발 앞서 기본소득을 실험하고 있다.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은 주민 모두에게 매달 15만 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하고 있다. 경기도와 연천군이 7:3 비율로 예산을 나눠 총 63억 원을 투입했다. 그 결과, 청산면 인구가 300명 넘게 늘었고, 상가와 점포도 함께 늘었다. 돈보다 더 큰 효과는 '사람이 돌아오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화성시는 농민 2만 5천 명과 어민 630명에게 총 160억 원 규모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도 '농민 수당'을 통해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보상하고 있다. 이처럼 기본소득은 이미 일부 지역에서 현실이 되었고, 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준비된 지역이 그 불씨를 이어갈 차례다.
우리 영암군은 그 대표적인 곳이다. '농촌 기본수당 도입 방안 연구용역'과 조례 제정을 마쳤고, 지역화폐 '월출페이'를 통해 기본소득 효과를 키울 준비가 되어 있다. 세출 구조조정과 추가 세입 발굴로 재정 기반도 마련했다. 영암군은 월출산국립공원, 대불산단, 풍부한 농특산물 등 다양한 자원을 갖춘 만큼, 농어촌 기본소득의 전국 확산 모델이 될 수 있다.
물론 재정 부담은 고민이다. 그러나 농어촌이 사라진 뒤에 감당해야 할 인구 감소, 식량 안보, 지역 붕괴의 대가는 지금보다 훨씬 크다. 기본소득은 농민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국가의 미래와 식탁, 그리고 우리의 삶을 지키는 투자다.

지금 농어촌은 마지막 경고음을 내고 있다. 사람과 공동체를 지키는 제도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농어촌 기본소득이다.
정부의 현명한 결단이 더해진다면, 사라져 가던 고향이 다시 살아날 것이다.
“농어촌 기본소득, 고향을 살리고 나라를 지키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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