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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론자가 겪은 지독한 가난-마르크스(2)
재미있는 철학이야기 제63화
영암일보입력 : 2025. 10. 17(금)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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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률 철학박사
결혼 후 마르크스는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가난과 불행으로 가득 찬 한 철학자의 망명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그는 파리에서 친구인 루게 가족과 함께 일종의 공산주의적인 공동체 생활을 한다. 그러나 그의 융통성 없는 성격 때문에 곧 갈라서고 만다. 프로이센(당시의 독일) 정부의 요청에 의하여 프랑스에서마저 추방당한 마르크스는 브뤼셀(벨기에의 수도)로 가서 17명의 회원을 모아 제1차 세계 공산당을 창당한다. 그리고 독일 혁명이 일어나자 조국 독일로 돌아온 그는「공산당 선언」을 발표한다. ‘세계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 는 표어는 이 책의 마지막 구절이다. 그러나 이것이 문제가 되어 얼마 후 다시 추방당하는 신세가 된다. 그리하여 그는 마지막 종착지 런던(영국의 수도)에서 여생을 보낸다.

마르크스는 런던에서 극도로 가난한 생활을 해야 했다. 잡지 창간은 실패하였고, 무섭게 불어나는 가족들과 경제적인 궁핍이 그의 목을 짓눌렀다. 가구를 저당 잡혀 차압당하는가 하면, 언젠가 한번은 그의 옷이 전당포에 잡혀 있어서 외출조차 할 수 없었다. 게다가 병마는 끊일 새 없이 그의 가족을 찾아들었고, 그의 자녀 가운데 몇몇 아이만이 태어난 첫 해를 겨우 넘겼다. 부인 예니는 절망에 빠져 ‘이렇게 비참한 생활을 하느니, 나와 아이들은 차라리 죽어버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마르크스는 빚으로 압박을 받다가 마침내 파산을 선고하려고까지 하였다.

그러나 평생 동안 그의 충실한 벗이었던 엥겔스가 이 최악의 조치를 막아준다. 만약 부유한 섬유공장주의 아들인 엥겔스가 그를 경제적, 정신적으로 후원하지 않았던들 그의 삶은 보다 일찍 비극적으로 끝났을지 모른다. 후원자 엥겔스에게 보낸 한 편지에서 마르크스는 그동안 집세를 내지 못해 오히려 집주인이 쫓아내 주었으면 하고 바라기도 하고, 제대로 끼니를 이을 수도 없으며, 딸과 하인의 약값조차 대지 못한다고 슬퍼했다.

이 무렵, 마르크스는 구설수에까지 오르게 된다. 내용인즉 엥겔스가 아내를 잃고 커다란 슬픔에 잠겨있을 때, 그(엥겔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위로의 말보다도 구걸의 내용이 훨씬 길었고, 이 일로 인해 둘 사이가 서먹해졌다가 다시 화해하였다는 것이다. 이와는 다른 또 하나의 소문이 있었는데, 그것은 마르크스가 하녀와 연애 소동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임신을 시키기까지 했으며, 더구나 이 사실을 아내에게 속이고자 하녀의 상대역을 엥겔스에게 맡겼다는 내용이다. 실제보다 과장되긴 했으되 사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인 것 같으며, 그 결과 가정의 분위기는 완전히 흐트러지고 만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마르크스는 이를 악물고 연구를 계속한다. 1865년부터는 필생의 대작인『자본론』을 집필하기 시작해 3년 후 제 1권을 출판하였다. 이 저서의 2권과 3권은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 엥겔스에 의해 출판되었다.

1881년 아내를 잃고 2년 후에는 끔찍이도 사랑하던 딸마저 갑작스럽게 죽게 되자 마르크스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는 이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결국 1883년 3월 14일 망명지 런던에서 숨을 거둔다. 노동 해방과 인간 해방의 한 심장이 멈춘 것이다. 엥겔스는 추도사에서 “그의 이름은 수백 년이 지나도 살아있을 것이며, 그의 저서도 그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추도사를 어떤 의미로든, 지금 현실로 경험하고 있다.

마르크스(1818년-1883년)는 영국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자본주의 체제의 사회악들을 목격하고 ‘오직 자본주의 사회의 붕괴로부터만 인간 해방이 가능하다’고 확신하였으며, 이러한 그의 사상은 변증법적 유물론에 기초한 혁명 이론으로 표출되었다. 또한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 의식을 제고함으로써 어느 시대에나 있기 마련인 모순과 부조리에 대하여 부단히 대항해나갈 것을 강조했다.



[약력]
광주교육대학교 명예교수
철학박사
소설가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상임위원
한국 산업인력공단 비상임이사
한재골 아카데미 원장
유튜브 채널 '강성률철학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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