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의 燈(등)-자기로부터의 장애
영암일보입력 : 2025. 12. 05(금) 10:29

▲김백호 영암일보 대표이사/법학박사
우리는 흔히 장애를 개인의 신체적•정신적 한계로만 이해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장애란 개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사회 제도의 허술함,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의 탐욕, 그리고 관리•감독 기관의 무책임이 결합하여 만들어내는 '사회적 장애’ 또한 크다. 이것은 단순한 구조적 문제를 넘어, 우리 스스로가 자초한 '자기로부터의 장애’라 부를 만하다.
장애인 복지 정책의 허와 실
정부는 매년 수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하며 장애인의 자립과 복지 향상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 연금, 활동 지원 서비스, 취업 연계 프로그램, 각종 복지 지원금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정책의 성과는 종종 현장에서 체감되지 않는다.
서류상으로는 활동 보조인이 배정되어 있어 하루 일정 시간이 지원되는 것으로 나오지만, 정작 장애인 당사자는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 행정은 완벽하게 돌아가는 듯 보이지만, 실제 삶의 질은 변함없다. 이처럼 복지정책의 허점은 제도의 '실효성'보다 '형식'을 우선시하는 관행에서 비롯된다. 정책은 집행되지만, 장애인들의 목소리는 종종 통계 속 수치로만 환원된다.
봉사의 가면을 쓴 불법 편취
장애인을 도와야 할 제도가 오히려 특정인의 사익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봉사자를 자처하며 장애인 활동 지원에 등록한 뒤 실제로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급여만 챙기는 사례가 적발되었다. 어떤 경우에는 가족을 봉사자로 등록시켜 서류상 활동 시간을 꾸며내고, 이를 근거로 국가 지원금을 편취한 사례도 드러났다.
특히 심각한 경우는 장애인 명의의 급여통장을 관리한다는 명분으로 수년간 급여를 빼돌린 사건이다. 장애인은 금융 지식이나 신체적 불편으로 인해 통장을 직접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뒤늦게 범행이 발각되자, 가해자는 편취액을 다시 통장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범죄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 그러나 이미 그사이에 장애인은 자신에게 돌아와야 할 자립의 기회를 잃고,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었다. 이처럼 장애인을 도와야 할 제도가 오히려 또 다른 착취 구조로 전락하는 것은 참담한 현실이다.
철저한 확인 행정 강화
이러한 불법 편취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허술한 관리•감독이 자리하고 있다. 복지 행정은 '믿음’이 아니라 '검증’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모 지자체에서는 수년간 장애인 급여통장이 제3자에 의해 편취되고 있었음에도, 담당 공무원은 정기 점검조차 하지 않았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활동 지원 예산 수천만 원이 부정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후 감사에서 단순 경고 조치에 그친 사례가 있다.
복지 예산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실제 서비스가 제공되는지에 대한 철저한 확인은 행정의 기본이다. 이를 소홀히 하면 장애인은 제도적 보호망 안에서조차 또다시 피해자가 되고 만다.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직무태만이며, 국가의 책무를 방기한 행위다. 관리와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현장에서는 불법과 편법이 반복될 뿐이다. 결국 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오히려 장애인을 두 번 울리는 꼴이 된다.
자기로부터의 장애
이 모든 문제는 결국 사회가 스스로 자초한 장애라 할 수 있다. 장애란 개인의 한계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젊어져야 할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의 허점을 방치하고, 봉사의 이름이 탐욕으로 변질되며, 관리자의 책임이 느슨해질 때 장애인은 또다시 소외된다. 이는 장애인이 안고 가야 할 고통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사회적 과제다.
장애인 복지정책은 단순히 예산을 집행하고 통계를 발표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것은 곧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며,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예산이 아니라, 더 철저한 관리, 더 엄정한 책임, 그리고 더 깊은 성찰이다.
장애란 타인의 문제가 아니라 곧 우리의 문제다. '자기로부터의 장애'를 직시할 때 비로소 장애 없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 길은 국가와 제도, 공무원, 그리고 우리 모두의 책임 있는 자세에서 시작된다.
장애인 복지 정책의 허와 실
정부는 매년 수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하며 장애인의 자립과 복지 향상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 연금, 활동 지원 서비스, 취업 연계 프로그램, 각종 복지 지원금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정책의 성과는 종종 현장에서 체감되지 않는다.
서류상으로는 활동 보조인이 배정되어 있어 하루 일정 시간이 지원되는 것으로 나오지만, 정작 장애인 당사자는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 행정은 완벽하게 돌아가는 듯 보이지만, 실제 삶의 질은 변함없다. 이처럼 복지정책의 허점은 제도의 '실효성'보다 '형식'을 우선시하는 관행에서 비롯된다. 정책은 집행되지만, 장애인들의 목소리는 종종 통계 속 수치로만 환원된다.
봉사의 가면을 쓴 불법 편취
장애인을 도와야 할 제도가 오히려 특정인의 사익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봉사자를 자처하며 장애인 활동 지원에 등록한 뒤 실제로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급여만 챙기는 사례가 적발되었다. 어떤 경우에는 가족을 봉사자로 등록시켜 서류상 활동 시간을 꾸며내고, 이를 근거로 국가 지원금을 편취한 사례도 드러났다.
특히 심각한 경우는 장애인 명의의 급여통장을 관리한다는 명분으로 수년간 급여를 빼돌린 사건이다. 장애인은 금융 지식이나 신체적 불편으로 인해 통장을 직접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뒤늦게 범행이 발각되자, 가해자는 편취액을 다시 통장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범죄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 그러나 이미 그사이에 장애인은 자신에게 돌아와야 할 자립의 기회를 잃고,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었다. 이처럼 장애인을 도와야 할 제도가 오히려 또 다른 착취 구조로 전락하는 것은 참담한 현실이다.
철저한 확인 행정 강화
이러한 불법 편취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허술한 관리•감독이 자리하고 있다. 복지 행정은 '믿음’이 아니라 '검증’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모 지자체에서는 수년간 장애인 급여통장이 제3자에 의해 편취되고 있었음에도, 담당 공무원은 정기 점검조차 하지 않았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활동 지원 예산 수천만 원이 부정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후 감사에서 단순 경고 조치에 그친 사례가 있다.
복지 예산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실제 서비스가 제공되는지에 대한 철저한 확인은 행정의 기본이다. 이를 소홀히 하면 장애인은 제도적 보호망 안에서조차 또다시 피해자가 되고 만다.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직무태만이며, 국가의 책무를 방기한 행위다. 관리와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현장에서는 불법과 편법이 반복될 뿐이다. 결국 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오히려 장애인을 두 번 울리는 꼴이 된다.
자기로부터의 장애
이 모든 문제는 결국 사회가 스스로 자초한 장애라 할 수 있다. 장애란 개인의 한계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젊어져야 할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의 허점을 방치하고, 봉사의 이름이 탐욕으로 변질되며, 관리자의 책임이 느슨해질 때 장애인은 또다시 소외된다. 이는 장애인이 안고 가야 할 고통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사회적 과제다.
장애인 복지정책은 단순히 예산을 집행하고 통계를 발표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것은 곧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며,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예산이 아니라, 더 철저한 관리, 더 엄정한 책임, 그리고 더 깊은 성찰이다.
장애란 타인의 문제가 아니라 곧 우리의 문제다. '자기로부터의 장애'를 직시할 때 비로소 장애 없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 길은 국가와 제도, 공무원, 그리고 우리 모두의 책임 있는 자세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