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기강은 ‘공포’가 아니라 ‘공정함’에서 나온다
의정부지법 2016구합9331 견책취소 판결을 통해 본 군 법무관의 과제
영암일보입력 : 2026. 01. 16(금) 09:01

▲김경호 변호사
법은 칼이다. 의사가 쥐면 사람을 살리는 메스가 되지만, 망나니가 쥐면 사람을 베는 흉기가 된다. 군 조직의 기강을 세우기 위한 징계권 역시 마찬가지다. 이전에 의정부지법(2016구합9331)이 내린 ‘견책처분취소’ 판결은 군 법무관과 징계권자들이 ‘법의 칼’을 얼마나 안일하고 기계적으로 휘둘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반면교사다.
이 사건의 핵심은 명확하다. 26년간 성실히 복무한 원사가 부하들을 격려하기 위해 회식을 했다. 지휘관 보고 누락과 소위 ‘1-1-9 운동(22시 종료)’ 위반이 징계 사유였다. 그러나 군법무관과 군 징계권자는 여기에 회식 후 귀가했던 부하의 개별적인 음주운전 사고까지 원사의 책임으로 엮으려 했다. 법원은 이를 단호히 배척했다.
여기서 군법무관의 결정적인 오류가 드러난다. 바로 ‘인과관계의 무리한 확장’과 ‘비례의 원칙 무시’다. 사고를 낸 부하가 회식 종료 후 귀가했다가 다시 나와 음주운전을 한 것은 명백한 ‘개인의 일탈’이다. 그럼에도 군법무관은 “회식을 주재했으니 그 후의 모든 결과도 네 책임”이라는 식의 행정 편의주의적 논리를 폈다. 이는 법조인으로서 사실관계를 엄밀히 따져야 할 의무를 방기한 게으름이자, 결과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폭력이다.
또한, 법원은 징계 양정의 재량권 일탈을 지적했다. 다음 날이 휴무일이었고, 단 한 번의 실수였으며, 26년의 헌신이 있었다. 그러나 군은 기계적인 규정 적용에만 매몰되어 군인의 명예를 가볍게 여겼다. ‘견책’은 가장 가벼운 징계라 항변하겠지만, 군인에게 징계 이력은 국가유공자 탈락 및 전역 후의 삶까지 규정하는 주홍글씨다.
군법무관들에게 고한다. 당신들의 펜 끝은 총구보다 무겁다. 징계 조사를 할 때 규정집의 문구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행위의 맥락’과 ‘인과관계의 엄격한 증명’이다. 군 지휘관의 의견이나 상부의 지침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거나, 여론을 의식해 희생양을 찾는 식의 징계권 행사는 지양해야 한다.
군 기강은 ‘공포’가 아니라 ‘공정함’에서 나온다. 억울한 군인을 만들지 않는 것이야말로 군 법무관이 지켜야 할 최고의 군율(軍律)이다. 법복 입은 군인으로서 기계적 적용이 아닌,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법적 통찰을 갖춘 ‘진짜 법조인’의 자세라는 것을 군대에서 배우길 바란다.
[약력]
육군대학 법무실장
군사법 교관
합동군사대학교 법무실장
국방부 외부 인권교수
합동군사대학교 명예교수
이 사건의 핵심은 명확하다. 26년간 성실히 복무한 원사가 부하들을 격려하기 위해 회식을 했다. 지휘관 보고 누락과 소위 ‘1-1-9 운동(22시 종료)’ 위반이 징계 사유였다. 그러나 군법무관과 군 징계권자는 여기에 회식 후 귀가했던 부하의 개별적인 음주운전 사고까지 원사의 책임으로 엮으려 했다. 법원은 이를 단호히 배척했다.
여기서 군법무관의 결정적인 오류가 드러난다. 바로 ‘인과관계의 무리한 확장’과 ‘비례의 원칙 무시’다. 사고를 낸 부하가 회식 종료 후 귀가했다가 다시 나와 음주운전을 한 것은 명백한 ‘개인의 일탈’이다. 그럼에도 군법무관은 “회식을 주재했으니 그 후의 모든 결과도 네 책임”이라는 식의 행정 편의주의적 논리를 폈다. 이는 법조인으로서 사실관계를 엄밀히 따져야 할 의무를 방기한 게으름이자, 결과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폭력이다.
또한, 법원은 징계 양정의 재량권 일탈을 지적했다. 다음 날이 휴무일이었고, 단 한 번의 실수였으며, 26년의 헌신이 있었다. 그러나 군은 기계적인 규정 적용에만 매몰되어 군인의 명예를 가볍게 여겼다. ‘견책’은 가장 가벼운 징계라 항변하겠지만, 군인에게 징계 이력은 국가유공자 탈락 및 전역 후의 삶까지 규정하는 주홍글씨다.
군법무관들에게 고한다. 당신들의 펜 끝은 총구보다 무겁다. 징계 조사를 할 때 규정집의 문구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행위의 맥락’과 ‘인과관계의 엄격한 증명’이다. 군 지휘관의 의견이나 상부의 지침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거나, 여론을 의식해 희생양을 찾는 식의 징계권 행사는 지양해야 한다.
군 기강은 ‘공포’가 아니라 ‘공정함’에서 나온다. 억울한 군인을 만들지 않는 것이야말로 군 법무관이 지켜야 할 최고의 군율(軍律)이다. 법복 입은 군인으로서 기계적 적용이 아닌,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법적 통찰을 갖춘 ‘진짜 법조인’의 자세라는 것을 군대에서 배우길 바란다.
[약력]
육군대학 법무실장
군사법 교관
합동군사대학교 법무실장
국방부 외부 인권교수
합동군사대학교 명예교수

